이 글에서는 포뮬러 원(F1)에서 금지된 기술들을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FIA(국제자동차연맹)가 특정 기술을 금지하게 된 배경과 실제 사례, 그리고 드라이버와 팀 전략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설명드립니다. 또한 과거의 유명한 사건과 최근 논란이 된 시스템까지 포함하여, 금지 기술의 변천사를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능동형 서스펜션과 차체 높이 제어 기술
능동형 서스펜션은 차량이 주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의 높이와 강성을 자동으로 조절해 최적의 다운포스와 접지력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기술입니다. 1980~90년대 윌리엄스와 맥라렌 팀이 이를 적극 활용했으며, 당시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코너링과 직선 구간 모두에서 큰 성능 향상을 가져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윌리엄스 FW14B 차량은 이 시스템 덕분에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FIA는 이 기술이 드라이버의 직접적인 제어를 줄이고 차량 자체가 성능을 결정짓는다고 판단했습니다. 1991년 FIA 관계자는 “드라이버의 능력이 경기의 중심이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금지 이유를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차체 높이 제어 기술 역시 차량이 주행 중 공기역학적 이점을 얻도록 높이를 자동 조절하는 방식인데, 이는 ‘차량이 스스로 규정을 우회하는 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1994년 브라질 그랑프리에서는 한 팀이 이 규정을 위반해 벌금을 부과받으며 더욱 엄격한 제재가 시행되었습니다. 결국 능동형 서스펜션과 차체 높이 제어 기술은 드라이버의 개입 없이 차량이 최적화된 세팅을 자동으로 유지하게 해 경기의 공정성을 해친다고 판단되어 완전히 금지되었습니다. 이는 이후 차량 설계 방향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지금도 FIA 규정에 명확히 포함된 금지 기술로 남아 있습니다.
질량 감쇠 장치와 무게 배분 조정 장치
질량 감쇠 장치는 차량 내부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무게를 설치해 노면 진동을 줄이고 코너링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입니다. 르노 팀은 2005~2006 시즌에 이 장치를 사용하여 월등한 그립과 접지력을 확보했고, 여러 경주에서 큰 이점을 보였습니다. 한 엔지니어는 “이 장치 덕분에 차량이 코너에서 훨씬 부드럽게 반응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FIA는 이 장치가 서스펜션 구조 자체를 변형시켜 주행 안정성을 비정상적으로 높인다고 보았고, 결국 2006년 말부터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실제로 장치를 제거한 이후 르노 팀은 경기당 평균 랩타임이 0.1초 이상 느려졌다고 밝혔습니다. 무게 배분 조정 장치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장치는 차량에 장착된 무게를 주행 중에 조절해 균형을 바꾸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코너링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FIA는 이를 ‘주행 중 조정 가능한 장치’로 규정하며 공정성을 이유로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이러한 금지 조치로 인해 F1 팀들은 차량 무게 중심과 서스펜션 세팅을 경기 전 고정해야 했고, 주행 중에는 드라이버의 순수한 기술과 전략만으로 성능을 발휘해야 했습니다. 이로써 질량 감쇠 장치와 무게 배분 조정 장치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DAS 조향 시스템과 플렉시 윙 논란
2020년 메르세데스가 개발한 DAS(Dual Axis Steering) 시스템은 운전대(스티어링 휠)를 앞뒤로 움직여 전륜의 각도를 변경함으로써 직선 주행 시 공기저항을 줄이고, 코너에서는 타이어 온도를 최적화할 수 있게 한 혁신적인 기술이었습니다. 이 장치는 그 해 시즌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경쟁 팀들은 FIA에 항의를 제기했지만 당시 규정상 불법으로 판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FIA는 2021년 시즌부터 명시적으로 이 시스템을 금지했습니다. FIA 기술 위원회는 “이 장치는 향후 공정성을 해칠 수 있어 허용하지 않겠다”라고 발표했습니다. DAS의 등장과 금지는 F1 기술 혁신과 규제의 경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는 플렉시 윙(flexi wing) 논란도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는 고속 주행 시 윙이 휘어져 직선에서 공기저항을 줄이고, 저속 코너에서는 다운포스를 확보하는 설계 방식입니다. 맥라렌과 레드불 등 일부 팀이 이 기술을 활용해 성능을 높였지만, FIA는 안전 문제와 불공정한 이점을 이유로 엄격한 테스트와 규제 강화를 시행했습니다. 2025년부터는 윙의 휨 허용량이 더욱 줄어들어 사실상 이 기술은 사용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DAS와 플렉시 윙은 혁신적이었지만, 규정의 본질을 벗어나 공정성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결국 금지된 기술로 분류되었습니다.
포뮬러 원에서 기술 혁신은 필수적이지만, FIA는 드라이버의 역량이 중심이 되는 경기를 지키기 위해 일부 기술을 금지해왔습니다. 능동형 서스펜션과 차체 높이 제어, 질량 감쇠 장치와 무게 배분 시스템, 그리고 DAS 조향 장치와 플렉시 윙까지, 이러한 기술들은 경주를 지나치게 장비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금지된 기술들이 남긴 흔적은 여전히 현대 F1 차량 설계와 전략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과 규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앞으로 F1이 어떤 혁신을 허용하고 어떤 기술을 다시 금지할지 지켜보는 것도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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